웃을 때 나오는 엔도르핀,
그 엔도르핀의 4000배나 효과가 큰 물질이 다이돌핀이라고 한다.
다이돌핀은 감동, 깨달음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느낄 때 생성되는 물질이라고 하는데
이 것이 우리 심리에 큰 안정감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보게 알게 된 거였고
오늘(어제 23일 자) 내가 문득 고맙다고 느꼈던 한 순간이 떠올랐다.
나는 배달을 하면서 수많은 음식점에 들린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내 인사와
음식을 받고 나올 때 하는 인사는
습관적으로 자동이었고,
식당 사장, 직원이 인사를 받아주거나 안 받아주거나 다양했다.
처음부터 크게 신경 썼던 것도 아니었지만
상대가 내 인사에 반응이 없으면
언젠가부터 내 인사 소리가 안 들렸겠지...? 하며
별 대수롭지 않게 무감각해졌던 것 같다
엊그제였나...
택배를 했을 땐
심한 경우엔 인사를 하거나..
물건을 여기에 둔다는 얘기를 하는데도 반응이 없으면
살짝 고개가 갸우뚱거릴 정도로 당황스러웠는 적도 있었는데도
바쁘겠지?.. 란 생각을 하며 딱히 개의치 않았다.
오늘 배달을 하면서
동네 한 피자집을 들렀다.
뭐..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식당을 들어가며 인사를 하고..
상대가 인사를 받아주고..
나는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써도 되냐 물어보면서
직원은 벽에 걸린 화장실 열쇠를 가리키며 친절히 화장실 위치도 알려주었다.
그냥 당연한 일상의 한 과정이었다..
자동응답기처럼 또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나오고 화장실을 가면서 든 생각은
아마 굳이 적자면 여긴 좀 친절한 곳이구나란 생각 정도는 들었던 듯....
다시 식당으로 갔을 땐 피자가 다 포장되어서 나왔고
물건을 받고 나가면 되는 상황이었다.
"선생님, 여기 나왔습니다.."
.
.
?
선생님?
내가 왜 선생님이지?
다른 상황에서는 그런 호칭을 의례적으로 들어도 봤지만
내가 택배나 배달을 하면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기껏 해봐야 아저씨.. 저기요.. 등 주어가 없거나
기사님.. 사장님..
이런 것도 별 개의친 않았지..
나보다 훨씬 연배가 높은 아저씨가
나보고 아저씨라고 하는 건 0.0000#$@$%정도 기분 상했던 것 같다.
내가 왜 선생님이지?
선생님?..
마음속으로 얼떨떨해졌다.
선생님이란 호칭을 들었던
그 순간에 맘이 뭔가 삐끗하는 게 아닌가..
감동이라면 너무 과한 말이겠지만
어쨌거나 그게 감동이지 않겠는가...
청년 직원의 의례적인 말일 수도 있다.
그렇든 아니든 상관은 없었다.
선생님이란 호칭에
불과 몇 분 전 그의 친절했고 예의 발랐던 모습이
찰나에 훅 다시 지나갔다.
물건을 받고 나오면서
고맙다는 느낌....
감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기분이 묘했고 여운이 길었다.
현재 내가
택배와 배달을 하면서 소득을 얻고 있지만
이면에 스스로가 당당하지 못했던 게 컸다.
아이 앞에서도..
부모님 앞에서도..
그리고 나는 당당한 척을 해왔다.
이 일을 하면서도 나는 존중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당연한 생각과
이 일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아직도 편견과 어떤 강박에 얽매여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래서인지
그 청년이 부르는 호칭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존중받았다는 느낌이랄까...
이 청년처럼 이전에 내게 선하게 행동했던 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 그건 정말 고마운 일이었구나를 되새기면서...
확실한 건 고맙다고 느껴진 점이다.
고맙다고 느껴지는 마음이 정말 묘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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